제목이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손대지 않습니다
운영 기간이 길어진 사이트에는 비슷한 주제의 글이 하나둘 쌓입니다. 허리 통증을 다룬 글과 척추 검사를 다룬 글이 따로 있는데 읽어 보면 절반이 같은 이야기인 경우가 흔합니다. 이때 가장 쉬운 선택은 하나만 남기고 지우는 것이지만, 그 판단은 제목이나 단어가 아니라 읽는 사람이 얻는 답을 기준으로 내려야 합니다.
정리하다 보면 같은 질환 이름이 반복된다는 사실이 중복의 증거처럼 보이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름이 같아도 독자가 알고 싶은 것이 다르다면 둘은 서로 다른 글입니다. 이 구분이 정리 작업의 중심입니다. 구분 기준을 문서로 적어 두면 담당자가 달라져도 같은 결론에 이르기 쉽고, 나중에 왜 어떤 글을 남기고 어떤 글을 합쳤는지 설명할 근거가 됩니다. 정리 전에 팀이 함께 두세 편을 시험 삼아 판정해 보면 기준의 어긋남을 미리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핵심 질문을 한 줄로 적어 표로 만들기
작업은 글 목록을 표로 옮기는 데서 시작합니다. 열은 제목, 핵심 질문 한 줄, 주로 읽는 사람, 마지막 수정일 정도면 충분합니다. 핵심 질문이란 글이 독자에게 어떤 물음에 답하려 하는지를 뜻합니다. 통증이 나타나는 양상을 설명하는지, 원인을 가늠하는 방법을 다루는지, 검사 과정을 안내하는지 구분해서 적습니다.
표를 완성하면 같은 질문에 같은 답을 주는 글이 눈에 들어옵니다. 반대로 단어는 겹쳐도 하나는 첫 진료를 앞둔 사람의 준비 사항이고 다른 하나는 검사 이후 상담에서 확인할 점이라면 둘 다 의미가 있습니다. 이런 글은 합치지 말고 서로의 역할이 제목에서 드러나게 다듬습니다.
세 가지 판정: 유지, 보강, 통합
판정은 세 가지로 단순화하면 일관성이 생깁니다. 질문이 뚜렷하고 내용이 정확하면 유지합니다. 질문은 뚜렷한데 설명이 빈약하면 보강합니다. 질문과 답이 거의 같은 글이 둘 이상이면 통합합니다.
보강할 때는 제목을 새로 붙이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질문에 직접 답하는 내용, 예를 들어 필요한 검사의 흐름이나 방문 때 가져갈 자료, 주의할 점을 실제로 채워 넣습니다. 통합할 때는 더 정확하고 최신인 글을 중심으로 삼고, 이전 글의 주소로 들어오는 방문자가 길을 잃지 않도록 새 주소로 안내되게 처리합니다. 이전 주소를 바로 없애면 이미 저장해 둔 사람은 정보를 찾을 수 없게 됩니다.
합치는 과정에서 사라지기 쉬운 단서
의료 정보를 합치면 문장이 줄어드는 과정에서 중요한 단서가 같이 빠지곤 합니다. 개인의 병력과 증상에 따라 필요한 진료가 달라진다는 설명, 검사 필요 여부는 의료진이 판단한다는 맥락, 회복에 걸리는 시간에는 개인차가 있다는 전제가 대표적입니다. 최종본에서 이런 문장이 남아 있는지 한 번 더 읽어 확인합니다.
특정 검사 시간이나 치료 횟수를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처럼 적은 문장이 합쳐지면서 생기지 않았는지도 점검합니다. 확인되지 않은 수치는 옮기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메뉴와 연결 링크 다시 눌러 보기
글을 정리한 다음에는 사이트 안의 연결을 직접 눌러 봅니다. 증상 글에서 검사 안내로 넘어가는지, 병합으로 사라진 주소를 가리키는 링크가 남지 않았는지, 이미 바뀐 진료시간을 가리키는 안내가 없는지 하나씩 확인합니다. 메뉴에 같은 의미의 항목이 두 개 남아 있지 않은지도 함께 봅니다.
이 작업은 지루해 보여도 정리의 완성도를 좌우합니다. 글은 잘 합쳐 놓고 링크가 끊겨 있으면 방문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정보가 줄어든 것처럼 느껴집니다.
다시 쌓이지 않게 새 글에도 같은 표 쓰기
정리가 끝난 뒤에는 같은 표를 새 글 기획에도 씁니다. 원고를 시작하기 전에 핵심 질문을 한 줄로 적고, 기존 글 가운데 가장 가까운 글과 비교해 겹치는 정도를 기록합니다. 한두 줄이면 충분하지만 이 습관이 있으면 비슷한 문서가 다시 쌓이는 속도가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판단이 어려울 때는 한 페이지가 다른 페이지를 대신 읽어도 아무 차이가 없는지 자문해 보세요. 차이가 없다면 정리 대상이고, 있다면 그 차이를 제목과 첫 문단에 드러내면 됩니다. 증상에 대한 판단은 개인마다 다르므로 글의 끝에서는 진료에서 확인하도록 안내합니다.